본문 바로가기

이슈 이모조모

놀고 있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만들 수 있는 자동화 사업 아이디어 5가지

놀고 있는 안드로이드 태블릿으로 만들 수 있는 자동화 사업 아이디어 5가지

예약 매크로를 만들다가 발견한 '안드로이드 RPA'의 가능성

얼마 전 집에 있던 Redmi 태블릿을 이용해 운동 수업을 자동으로 예약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봤다.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PC에서 Python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ADB(Android Debug Bridge)를 이용해 태블릿을 제어한다.

예약 시간이 가까워지면 태블릿 화면을 자동으로 켜고, 잠금을 해제한 뒤 운동 예약 앱을 조작한다.

정각이 되면 달력을 새로고침하고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한 뒤 예약 버튼을 누른다.

예약이 끝나면 다시 화면을 끈다.

즉,

시간 확인 → 태블릿 깨우기 → 앱 조작 → 작업 완료 → 다시 화면 끄기

라는 구조다.

처음에는 단순히 운동 예약을 편하게 하려고 만든 프로그램이었는데, 만들고 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이 구조에서 '운동 예약'만 빼면 다른 앱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Android에는 기업이 특정 업무에 사용하는 전용 단말(Dedicated Device)이라는 영역이 존재한다. 재고관리, 현장 서비스, 운송·물류뿐 아니라 고객용 키오스크, 디지털 사이니지, 호텔 체크인 같은 용도로 Android 기기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즉, 저렴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결합하는 것은 생각보다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그중 현실적으로 생각해볼 만한 아이디어 5가지를 정리해봤다.

 

1. 소상공인 '매장 태블릿 자동관리'

개인적으로 가장 사업성이 있어 보이는 분야다.

요즘 식당이나 카페에 가보면 카운터 주변에 태블릿이 여러 대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배달 주문용 태블릿, 예약 관리 태블릿, 웨이팅 관리, POS 보조 단말 등이다.

문제는 매일 사람이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직원이 출근해서

  • 화면을 켠다.
  • 필요한 앱을 실행한다.
  • 로그인이 풀렸는지 확인한다.
  • 영업 시작 버튼을 누른다.
  • 앱이 멈추면 다시 실행한다.
  • 영업 종료 후 앱을 종료한다.

이런 반복 작업을 한다.

우리가 만든 자동화 구조를 적용하면 상당 부분을 자동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전 8시 50분이 되면 태블릿이 자동으로 깨어난다.

매장 관리 앱을 실행하고 필요한 화면까지 이동한다.

영업시간 중에는 앱이 정상적으로 실행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앱이 죽어 있다면 다시 실행한다.

오후 10시가 되면 마감 작업을 수행하고 화면을 끈다.

여기에 Telegram이나 카카오워크 같은 알림 시스템을 붙이면,

“A매장 주문 태블릿 정상”

“B매장 앱 비정상 종료 → 자동 재실행”

같은 원격 관리도 가능하다.

한 매장만 관리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여러 매장을 한 화면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면 B2B 서비스가 된다.

사업모델

초기 설치비 + 태블릿 1대당 월 관리비 구조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매장당 3~5대의 태블릿이 있다면 단순 프로그램 판매보다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로 만드는 편이 더 재미있다.

2. 무인점포·키오스크 자동복구 시스템

두 번째는 무인점포다.

무인점포에서 가장 골치 아픈 상황 중 하나는 기기는 켜져 있는데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다.

화면이 홈 화면으로 빠져 있거나 앱이 종료됐거나 팝업이 떠 있는 상황이다.

사람이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오류 하나 때문에 직접 매장까지 가야 할 수도 있다.

Android의 기업용 전용 단말 기능 자체도 특정 앱 또는 소수의 앱만 사용할 수 있도록 기기를 제한하는 키오스크 형태를 지원한다.

여기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추가하면 좀 더 적극적인 복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5분마다 화면 상태를 검사한다.

정상 화면이 아니면 뒤로가기를 실행한다.

그래도 복구되지 않으면 앱을 강제 종료한 뒤 다시 실행한다.

그래도 안 되면 태블릿을 재부팅한다.

마지막 단계까지 실패하면 관리자에게 알림을 보낸다.

즉,

감지 → 자동복구 → 재실행 → 재부팅 → 관리자 알림

이라는 단계별 장애 대응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여러 개의 무인점포를 운영하는 사업자라면 현장 출동 횟수를 줄이는 것 자체가 비용 절감이다.

3. 중소기업·공장용 '레거시 앱 RPA'

개인적으로는 장기적으로 이 분야가 가장 돈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회사에는 생각보다 오래된 프로그램이 많다.

API도 없다.

웹서비스도 아니다.

프로그램을 새로 만드는 데는 돈이 많이 든다.

그런데 직원들은 매일 같은 화면에서 같은 버튼을 누르고 같은 값을 입력한다.

예를 들어 공장 직원이 매일 아침 태블릿에서

설비 선택 → 점검 시작 → 정상 선택 → 수치 입력 → 저장

을 반복한다고 생각해보자.

기존 시스템을 전부 교체하려면 수천만원 이상이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화면 자동화라면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반복작업만 자동화할 수 있다.

이런 것이 사실상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다.

PC 업무에서 사용하던 RPA 개념을 Android 태블릿까지 확장하는 것이다.

Android 전용 단말은 실제로 재고관리, 현장 서비스, 운송·물류 같은 직원용 업무에도 사용된다.

따라서

“기존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현재 사용하는 Android 앱의 반복업무만 자동화해드립니다.”

라는 형태의 사업이 가능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스템 전체를 새로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4. 모바일 앱 자동 테스트 대행

이번에 운동예약 앱을 테스트하면서 실제로 우리가 한 일을 생각해보면 재미있다.

9일을 누른다.

09:20을 누른다.

예약하기를 누른다.

확인창이 정상적으로 나타나는지 본다.

사실 이것은 거의 모바일 앱 QA 테스트와 같다.

앱 개발회사에서는 앱을 업데이트할 때마다 이런 테스트를 반복해야 한다.

로그인이 되는가?

회원가입이 되는가?

검색이 되는가?

상품 상세화면으로 이동하는가?

예약화면이 열리는가?

결제 직전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되는가?

사람이 매번 반복하면 상당히 귀찮다.

이를 자동화하면 밤새 여러 테스트를 돌리고 아침에 결과만 확인할 수 있다.

단순 ADB 좌표 방식에서 더 발전시키려면 Appium 같은 UI 자동화 프레임워크를 사용할 수도 있다. Appium은 Android를 포함한 모바일 플랫폼의 UI 자동화를 지원하는 오픈소스 생태계다.

예를 들어 밤 2시에 테스트를 시작한다.

로그인 성공

상품 검색 성공

상세페이지 성공

예약페이지 성공

결제페이지 진입 성공

로그아웃 성공

각 단계마다 자동으로 스크린샷을 남긴다.

실패하면 해당 화면과 로그를 저장한다.

아침에 개발자는 결과 보고서만 보면 된다.

여기에 저렴한 Android 기기를 여러 대 연결하면,

삼성 / 샤오미 / Pixel / 구형 Android / 최신 Android

등 여러 환경을 동시에 테스트하는 소형 Device Farm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다.

5. '내 행동을 녹화해서 다시 실행'하는 범용 Android 자동화

마지막은 가장 큰 그림이다.

현재 우리가 만든 프로그램은 개발자가 좌표를 직접 코드에 넣는다.

예를 들어,

(399, 432) 터치
↓
(500, 875) 터치
↓
(400, 497) 터치

와 같은 방식이다.

그런데 이것을 일반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GUI 프로그램으로 만들면 어떨까?

사용자가 PC에서 '동작 녹화'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평소처럼 태블릿을 조작한다.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누른 위치와 시간을 기록한다.

예를 들어,

앱 실행

1.2초 대기

예약 메뉴 터치

날짜 터치

19:00 터치

예약하기 터치

가 자동으로 저장된다.

그리고 사용자는 마지막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에 실행”

이라고 설정한다.

끝이다.

이렇게 되면 운동예약 전용 프로그램이 아니라

'Android용 개인 RPA'

가 된다.

예약뿐 아니라 자신이 반복적으로 하는 Android 작업을 녹화해서 원하는 시간에 다시 실행시키는 프로그램이다.

더 발전시키면 고정 좌표를 누르는 방식도 버릴 수 있다.

화면에서

'19:00'이라는 글자를 찾아서 누르기

'예약하기' 버튼이 나타나면 누르기

'완료'라는 문구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기

같은 방식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Appium이나 Android UIAutomator 같은 UI 자동화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화면 해상도가 달라져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제품으로서의 가치가 훨씬 높아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예약 프로그램'이 아니다

처음 만든 것은 운동예약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보면 우리가 만든 것은

정해진 시간에 Android 기기를 깨우고 앱에서 특정 작업을 수행한 뒤 결과를 확인하는 엔진

이다.

이 구조만 있으면 위의 사업들이 모두 연결된다.

① 매장 태블릿 자동관리

고객: 식당·카페·프랜차이즈
수익모델: 설치비 + 월 관리비

② 무인점포·키오스크 자동복구

고객: 무인매장·키오스크 운영업체
수익모델: 단말당 월 관리비

③ 기업 레거시 Android 업무 RPA

고객: 공장·물류·중소기업
수익모델: 구축비 + 유지보수

④ 모바일 앱 자동 QA

고객: 앱 개발사·외주개발사
수익모델: 프로젝트 또는 월 구독

⑤ 범용 Android RPA 프로그램

고객: 개인·소상공인·기업
수익모델: 프로그램 판매 또는 SaaS 구독

사업성을 따져본다면?

내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보면 조금 다르다.

순위아이템사업성이유

1 기업 레거시 앱 RPA ★★★★★ 해결했을 때 고객이 절감하는 비용이 큼
2 매장 태블릿 자동관리 ★★★★★ 반복 매출 구조를 만들기 쉬움
3 무인점포 자동복구 ★★★★☆ 현장 출동비 절감이라는 명확한 가치
4 모바일 앱 자동 QA ★★★★☆ 이미 시장이 검증된 분야지만 경쟁도 있음
5 범용 개인 Android RPA ★★★☆☆ 시장은 크지만 기기·앱별 예외처리가 어려움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가장 거창해 보이는 범용 프로그램이 반드시 가장 좋은 첫 사업은 아니라는 것이다.

처음부터 모든 Android 앱을 자동화하려고 하면 기종, 해상도, 앱 업데이트, 팝업, 권한 등 처리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

오히려 처음에는 한 업종을 잡는 것이 낫다.

예를 들어,

“배달·예약 태블릿 여러 대를 사용하는 음식점 전용 자동관리”

처럼 아주 좁은 문제부터 해결한다.

실제 고객 10곳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파악한 뒤 그 기능을 제품화한다.

그다음 업종을 확장한다.

5만원짜리 태블릿이 '로봇 직원'이 될 수도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하드웨어 가격이다.

고성능 서버나 산업용 장비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집에서 놀고 있는 Android 스마트폰이나 저렴한 태블릿도 충분히 자동화 단말이 될 수 있다.

PC 또는 소형 서버가 명령을 보내고 태블릿은 실제 앱을 실행한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스스로 화면을 켜고 일을 한 다음 다시 화면을 끈다.

우리가 만든 운동예약 프로그램에서는 이것이 단순히

“밤 10시에 운동을 예약하는 태블릿”

이었다.

하지만 매장에 가져다 놓으면 주문 관리 단말이 되고,

공장에 가져다 놓으면 점검 입력 단말이 되고,

개발회사에 가져다 놓으면 앱 테스트 기기가 된다.

결국 핵심은 태블릿 자체가 아니다.

기존 앱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사람의 반복적인 터치를 소프트웨어가 대신한다는 것.

바로 이 부분이 사업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사업화를 생각한다면 다음 프로젝트는 예약 기능을 더 만드는 것보다 'ADB로 사람의 터치 동작을 녹화하고 다시 재생하는 범용 프로그램'을 하나 만들어보는 것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